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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베트남, 중국, 인도 등 안 가본 곳 없이 다 간 세계여행가 김남희씨가 이번에는 어깨에 힘을 뺐다. 여행의 모토는 '걸을 수 있을만큼 걸어가며 존재의 깊이를 확인한다'는 것. 그 여정은 전남 땅끝마을에서부터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진다.

남북길을 도보로 여행한 것이니만큼 힘든 것이 당연하다. 발의 물집이 터져 말못할 고생을 겪는 것은 다반사이고(책에는 물집을 해결하는 민간요법이 등장한다. 말로는 못하니 직접 확인하시길!), 허름한 마을회관에서 잠을 설치기도 하고, 심지어 대관령 옛길에서 길을 잃고 가까스로 휴대폰이 연결되는 지점에서 119에 연락해 구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이런 고생들은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 그렇듯 자신의 인생과 세상에 대해 반추하며 그동안 몰랐던, 혹은 잊고 있던 것을 떠올릴 때마다 여행의 고난은 대수롭지 않은 것이 되어 버린다.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고 미운 눈길 주지 않고 격려하는 후한 인심들도 여기에 한 몫 한다. 배를 곯아 찾아들어간 어느 시골 상회에서는 얼큰한 라면 한 그릇을 대접받기도 하며, 하루 묵은 집의 어느 할머니로부터는 함께 살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책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고 읽은 이라면,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라는 부분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여자 중 다니던 직장을 접고, 방을 빼고, 홀로 무작정 도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 용감한 여행에 선뜻 동참할 수는 없지만 마음만이라도 전국을 누비고 싶은 남/녀/노/소, 주저말고 이 대범한 저자와 함께 첫 발을 내딛어 보길 바란다.

*저자는 이 책의 수익금으로 다음의 일들을 실행에 옮겨보고 싶다고.
1. 티베트 노인들을 위한 공동체를 지을 때 건물 한 층을 올려주겠노라고 한 약속을 지킨다.
2. 빠듯한 예산으로 포기했던, 피레네 산맥에서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길을 걷는다.

지은이 김남희
출판사 미래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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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참 잘도 어울리는 지인에게 선물받았던 책이다.
이 책을 선물 받았을 때... 나는 무척이나 분주했던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주... 뭐랄까...

책을 읽으면서 내내 함께 걷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마음속의 여유를 찾게해준 아주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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