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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20100902_

# 태풍
바람이 어지나 심하게 부는지 밤새 잠을 깊이 들 수가 없었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군요.. 그런데 저는 5시 조금 넘어서까지는 너무 꿀잠을 잤던 모양입니다. 새벽참에 깨어서 어라...... 이거 심각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날아가는 소리 부딪치고 깨지는 소리.. ㅠ.ㅠ 정말 살벌했어요.
출근길.. 아파트 현관에서 5분 넘게 멍하니 서 있었어요.. 도저히 현관문을 나설 용기가 나질 않았거든요.. 방법이 없어그냥 현관을 나섰어요. 예상했던 그대로 예요..
극심한 날씨로 3년동안 다리통만은 절대 회사에 내놓고 다니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오늘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왔어요. 슬리퍼 찍찍 끌고.. ㅎㅎ 무슨 동네 카페 책보러 가는 차림으로.. ^^;
아파트를 빠져나가는데 우산을 안쓸 수가 없었어요. 영화속에서나 보던 광경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거든요.. 아파트 복도 창문이 깨져서 밑으로 떨어지더군요.. ㅠ.ㅠ 여기저기서 유리가 깨쳐 떨어지는걸 보면서.. ㅠ.ㅠ 흑.. 이런일이..
간신히 지하철역사에 도착했는데 성수역사에 유리가 깨졌어요. 사람이 다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부디 아니길 바래요..

지하철에 올라 할머니께 먼저 전화를 드렸어요. 밖에 나가시지 마시라고 오늘은 집에서 부침개는 부쳐 드시고 안에 계시라 했어요.. 울 이여사님께 전화를 했어요.. 우리 이여사님 전화 안받으세요.. ㅠ.ㅠ 집전화 불통에 휴대폰이 안되네요.. 스무통넘게 전화를 했던 것 같은데.. ㅠ.ㅠ 완전 걱정되었는데.. 울 이여사님 트위터에 맨션과 함께 4mins가 보이는거예요.. 울 마미 무탈하시구나.. 싶어 마음이 놓였어요.. 전화 안되서 걱정되 미치기 직전인 딸과 트위터로 시골의 상황을 생중계 해주시는 울 마미.. ㅋㅋ 웃기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어 한숨 놓였어요.. 엄마한테 엄마 전화좀 줘.. 받던가.. 라고 맨션을 날리고 났는데 바로 지인에게 전화가 왔어요. 어머님이 트위터에 맨션 올리셨는데 못본거 아니냐며 확인해 보라고 전화가 왔어요.. 제가 확인 못하고 걱정하고 있는건가 싶어 전화 왔더라구요.. 무지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갑자기 영화 '러브액츄얼리'의 인트로 장면이 떠올랐어요. 공항에서 사람들이 만나는 장면이죠.. 휴그랜트가 나래이션을 깔죠.. 911테러때 많은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할때 그 누구도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사랑의 메세지를 전했다.. 라는 내용의 나래이션이었던걸로 기억해요.. 아침에 험한 꼴(응?)들을 보고나서 그런지.. 새삼스럽게 영화까지 생각나고..

# 비젼
비젼이 있고 없음은.. 사람의 인생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참 행복합니다. 간혹 어려운 일들이 찾아와 나를 괴롭힐 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때는 참 평안하고 감사할일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비록 통장의 잔고는 더더욱 줄어드는 현실일지라도 감사할 수 있는 건.. 역시나 비젼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느 한 순간도 헛되지 않음이 좋습니다. 좋은 사람들가 그 순간들을 함께 채워갈 수 있어서 좋습니다.
'사람 됨됨이가 드러나는 것은 언행일치나 배려에 있으며, 열정은 일과 사람, 인생에 대한 통찰이 깊어질 수록 얻어지는게 아닌가..' 트위터에서 좋은글 하나 업어왔습니다.. ㅎㅎ 공감되는 말이예요..
지금의 이 열정이 내가 죽는 그 순간에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들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참 행복할 것 같아요.. 9월의 첫날.. 벅찬 기획과 나눔으로 또 힘을 얻었어요..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 감사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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