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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tory_/PhotoEssay_

더 이상 빛나지 않는 편지_


유난히도 빛났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서 너는 마치 보석 같았지. 너를 처음 봤던 그날 네가 입었던 옷과 너의 머리 매무새를 기억한다. 너는 단연 빛이 나고 있었다. 너는 약간은 헐렁한 듯한 진을 입고 하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너무나도 평범한 복장에도 너는 빛나고 있었다. 순간 착각에 빠져 있었다. 혹시 네 몸에 자가 발광 장치 같은 게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우습지.. 그렇게 빛나던 너를 빤히 바라보는 것도 두려웠다. 눈이 멀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랬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조금씩 너의 곁에 가까워져 갔다. 여전히 빛나는 네 곁에 가까이 가는 것이 두렵기만 하던 어느 날 나는 네 곁으로 바짝 뛰어 들었다. 죽을 힘을 다해.. 고른 숨을 쉬었다. 그 빛이 사라지면 어쩌나 두려움을 안고 있던 나의 마음은 가벼워 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나는 평정을 찾아 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다. 늘 빛나던 너였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이 수근 거리기 시작했다. 빛이 사라져 간다고.. 너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너의 빛도 사라져 간다고.. 나는 내 눈이 멀었다고 생각 했었다. 단지 너무 빛나던 네 빛에 내 눈이 멀어가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내 곁에 그렇게 있던 너는 조금씩 서서히 그렇게 빛을 잃어가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너는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땐 미쳐 생각치 못했다. 너를 더 빛나게 해줄 내가 되어야겠다는  생각.. 네 빛아래 내가 빛을 찾고 싶었다는 것을 네가 그렇게 사라져 갈 즈음에서야 알았다.
 
그만 돌아가라.. 너를 다시 빛나게 해줄 곳으로.. 너를 더욱 가치 있는 모습으로 간직해줄 그 누군가에게.. 가서 반짝이렴.. 처음 내게 보여 주었던 그 찬란함처럼..


2008년 from.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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