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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폭풍_

 

 

 

미열이 채 가시지 않았다.

 

WHY집회에 가기전 사무실에서 예배를 위해 기도하고, 예배가운데 답을 달라고 기도했다.

설교를 시작하고 목사님의 두번째 말씀에서 그 해답을 얻었다.

은혜가운데 예배를 드렸지만 마음은 무겁다.

기도를 마치고 배회한다.

무겁고 텁텁한 밤거리다.

웃는 사람,

우는 사람,

취한 사람,

무표정한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얽히고 섥혀 있다.

 

한 시간 조금 넘기고 밤 11시를 훌쩍 넘겨서야 집을 향해 터벅터벅 걷는다.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피할재간이 없도록 쏟아붓는다.

작은 손바닥을 펼쳐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가 이내 의미 없음을 깨닫고 그런체로 온몸으로 비를 맞이 했다.

 

오랫동안 몸 안에 물이 쌓여 있었던 모양이다.

몸 안에 물이 고이면 눈으로 넘쳐 흐른다던데..

아마도 그랬던 모양이다.

온 몸을 휘감던 따가운 빗속에서

"예수님의 보혈의 피.. 이 비가 예수님의 보혈의 피가 되어 제 죄들을 씻겨 흘려보내 주세요.."

_라고,

나지막하게 고백하는 나를 발견한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분간이 가지 않아 마음이 가벼워진다.

그렇게 비를 맞으며 집을 향해 걷는다.

긴 머리가 빗물에 흘러 축 쳐졌다.

얇은 웃옷도, 빗물에 젖은 청바지도 순간만큼은 괜찮다.

 

마음이 가벼워질 수 없는 이 순간에도

하나님은 나를 위로 하고 계실테지..

내가 느끼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있는 걸테지..

 

폭풍이 지나가는 것 일 뿐이다.

이 폭풍이 지나가면 다시금 하늘은 맑게 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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