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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동굴

남자들에게는 가끔씩 동굴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 동굴이 나에게도 필요하다.

나는 문득 문득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 질 때가 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그냥 나 스스로, 나 혼자,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아마도 지금인 것 같다.


머리가 아파지고, 고민이 많아지는 순간이면,

나는 무척이나 똘똘한 척하며, 

하지만 너무나도 무책임하게도 잠을 청하려 든다.

모든 상황으로 부터 한발짝 멀어지고 싶어질 때, 

갑갑하거나 복잡한 상황에서 조금은 벗어나고 싶어질 때면, 나는 잠이 몹시도 그리워 진다.


자고 싶다.

여러 상황들의 오버랩되는 지점에서 겪게되는 잠투정일 테지만.. 푹.. 자고.. 깊이.. 자고 나면 왠지 꿈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그 상황들로부터 내가 어쩐지 한발짝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나는 겁쟁이가 된걸까?

딱히 그런것도 아닌 것 같은데.. 요 며칠은 그냥.. 잠이 몹시도 고프다.

종회오빠가 우리 사무실에 다녀가면 늘 에너지를 얻고 가는데 오늘은 아니라고 했다. 그래.. 나에게 아무런 에너지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일게다. 그런 때도 있는게 아닐까 싶다. 인생이 무기력 해지는 순간.. 그럴 때가 있다. 어쩌면 긴장감이 풀려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내일 모래 중국으로 떠나야 하고, 나는 더.. 많이.. 더더 많이 긴장하고 정신을 똑 바로 차려야만 한다. 


나....도 힘에 부칠 수 있다는 걸 알게하시는 것 같다.

그러니 혼자 애쓰지 말라고 알려주시려는 것 같다.

밤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 오늘 밤은 50시간쯤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긴 잠을 자고.. 자고.. 지치도록 자고 깨어 저 깊은 터널의 문을 활짝 열고 밝은 햇살을 온몸으로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상실감으로 부터 오는 부작용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어쩌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상상도 못할 테지만, 나는 그렇게 상실감을 온 몸으로 받아드려야 했고, 그리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인사해야만 했다.

그 상실감으로인한 부작용일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부작용은.. 부작용일 뿐이다. 


잠이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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