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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여러 생각 덩어리_


주말마다, 그리고 공휴일이면 늘 찾게되는 이곳에서 오늘도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을 잡아보려 애쓴다.

무언가 꺼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서 컴퓨터를 켜면 순식간에 머리는 하예진다.멀쩡하지는 않은 모양인지...


휴일을 지내고 나서, 연이어 맞은 주말이다.

햇살이 비칠 듯 말 듯한 하늘이다. 4~5년 쯤 된, 주인의 손길이라고는 텁텁한 손길만 닿아본 가녀린 노트북의 자판은 문득 문득이라고 하기엔 너무 자주 제 멋대로 커서를 다른 줄로 옮겨놓곤 한다. 


# 카페

오피스카페를 꿈꾸며 카페에 앉아 글도 쓰고, 낙서도 하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하며.. 그렇게 보내는 이 시간이 좋다. 다만 카페에서 만나게 되는 짜증스러운 소음은... 또렷하게 들리는 옆 테이블의 재미없는 가십거리와 스피커가 소화해 내지 못하는 볼륨을 억지로 토해 내느라 찌그러지는 보드라운 음악이다. 차라리 잔잔한 곡만 나와주면 좋으련만, 바리스타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직원의 선곡은 몹시도 들쑥 날쑥하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사람의 기분처럼, 빠르다 느리다 좋다가 슬프다한 그런 가사들이 쉴틈없이 흘러 나온다. 이 공간을 고수하는 이유라면 집에서 몹시도 가깝다는 이유이다. 커피가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냥 바깥의 햇살을 창문 넘어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과, 디스토션에 짜증을 생산하는 음악이 늘 나쁘지만은 않다는 점... 방해받지 않을 만큼 소리를 조금 줄여달라고 정중히 부탁하면 되니까... 그리고 어느 틈엔가 손님들이 쑥~다 빠져나가면 나 홀로 집중할 수 있는 순간도 온다는 것이다. 그러면 조각 조각 떠다니던 생각들이 덥석 손에 잡히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만 몇 줄이라도 글을 읽어내려갈 수 있고, 파편처럼 흩어진 단어들을 끄집어 나열해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제법 괜찮은 것이다. 다만, 이런 공간이 나에게.. 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운동

건강한 몸이 좋다. 물렁살은 정말이지 싫고 자잘한 근육이 탄탄하게 내 몸의 겉 껍질을 덮고 있어주면 좋겠다고... 그렇게 오랫 동안 살아온 것 같은데, 정말 슬프지만 나이살인건지... 예전같지 않은 내 몸을 보며 짜증이 밀려올 때가 많아졌다. 운동을 해야지.. 그리고 음식 조절을 좀 해야지... 라고 생각을하고 말로 스스로에게 말하지만, 속빈 강정처럼 나의 다짐도 스르르 녹아져 내려버린다. 예쁜 얼굴도 좋지만, 예쁜 얼굴보다는 탄력있고 볼룸있는 몸매가 더 좋다는 나란 사람. 내 몸에 자신이 점점 없어지고, 남들이 "뺄게 어디있다고 다이어트야!?" 라고 말할 때마다 그들의 영혼없는 위로임을 알기에, 다짐에 다짐을 하지만 좀처럼 움직여 주지 않는 몸. 그리고 빈약한 내 가슴만큼이나 더 빈약해진 나의 의지...나의 그 탄탄했던 의지는 어디로 증발해 버린 걸까? 하고 생각한다. 겨우내 이러 저러 핑계를 대며 미뤄왔던 운동을 이제는 좀 해야 하지 않겠냐며... 이야기를 하지만, 여전히 나는 의지 박약아 처럼 그렇게 뒹굴고 뒹굴고 뒹굴고... 밀가루가 문제가 아니라 나의 의지가 문제인 것이다.


# 냉정과 열정사이

냉정과 열정사이에는 고통과 고뇌의 기나긴 터널이 존재한다. 나를 포함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신음은 결국 돈과 결부 되어 있었다.돈 때문에 힘들어 하고, 돈 때문에 아파하고, 돈 때문에 배신하고, 돈 때문에 멀어지고... 그렇게 돈 때문에 사람들은 변해갔다. 내가 알고 있던 모습은 마치 그 사람의 흔적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래서 몹시도 아리고 슬픈 날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나는 무얼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무얼 위해 숱한 고민들을 끌어 앉고 살아가는가? 

1년을 약속한 기간 중 절반에 접어든 6월, 통화를 하면서 여러 생각들이 그리고 마음들이 내 안을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했다.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혹은 따져 묻는다 한들 누가 뭐라 할까... 힘내라는 말 한마디에 손바닥보다도 작은 휴대폰 넘어의 목소리가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상황에 냉정하고 사람에 열정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냉정한 현실 앞에서 사람에게 열정할 때, 사랑이 전해 지겠지. 하루 하루 나의 죄 때문에, 말도 안되는 죄 때문에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십자가를 지시는 그분을 떠올리며, 사랑하고 안아주고 인내하는 인생을 살아내야 하는 것... 참 우습지만, 그렇게 나는 매일 매일 아주 조금씩, 흔적없이 자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에게 냉정하게 열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돈 때문에 냉정하지 못하고, 열정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지는 말아야지... 하고 다짐한다. 수단이 목적이 되지 않도록.. 목적이 더이상 목적이 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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