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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119 구조대

 

 

건물 3층에서 연기가 새 하얗게 창문 밖으로 새어나왔다.

그리고 탄 냄새가 몹시도 심하게 났다.

등기를 전하러 왔던 우체부 아저씨도 발을 동동 구르셨다.

집에는 사람이 없어 보였다.

건물에는 나만 있는 상황,

건물 주인에게 연락을 했다.

그 사이 119 출동이 되었고, 그 사이 세입자 할머니와 겨우 연락이 닿았다.

 

몹시도 뜨거운 날이다.

놀란가슴으로 달려오신 70도 넘어 보이는 백발의 할머니, 굽은 허리로 택시에서 내리신다.

급한 마음에 달려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가스레인지에 냄비가 시커멓다.

뿌연 연기와 시커멓게 타버린 냄비.

조금만 더 늦었어도 큰일 날 뻔 했다.

그 사이 119가 도착했다.

 

119 출동은 몹시도 빨랐다.

그리고 구조대원들을 보니 내가 다 미안해 졌다.

이 뜨거운 불볕 더위에 그 복장은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었다.

혹시 몰라 3층 내부 확인을 꼼꼼하게 다 하고 내려오는 구조대원들.

TV에서만 봤었고, 멀리 넘어 구경했던 구조대원들을 가까이에서 그렇게 보고 나니 몹시도 묘한 감정들이 일렁인다.

냉장고에서 비타민 음료병을 꺼내다 드린다.

너무나 해맑은 얼굴로 고맙다며 몇번씩 인사하는 구조대원들은 몹시도 어려 보인다.

청춘을 뜨거운 불구덩이에 던지는 사람들이구나... 싶어서,

한참 동생뻘되는 구조대원들의 그 모습들이 뭉클하다.

 

직접 보고나니,

허위 신고나 장난질치며 119 부르는 사람들,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렇게 건강하게 존재할 수 있는거구나..

다시한번 깨닫는 날이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탄 냄새가 가시질 않고 있다.

하지만 괜찮다 이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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