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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눈이 온다.

 

예쁘게도 내리는 눈이었다.

참 커다란 눈꽃송이가 어찌나 참하게도 내리던지,

시커먼 세상에 하나둘씩 빛을 내뿜던 거리의 기둥들은 커다랗고 가벼운 솜털같은 눈을 그렇게 감싸 안았던 밤이었다.

 

눈이 내린다.

그때만큼 커다란 눈 송이는 아니지만,

그때만큼 사뿐한 움직임도 아니지만,

이 아침 소리없이 내리는 눈이 몹시도 곱다.

 

저 눈송이가 소프라노라면

엘토 같은 음악을 걸고,

테너 같은 커피를 내려

베이스 같은 시간을 채운다.

 

월요일 아침,

잠잠함이 좋다.

 

 

겨울이다.

다시, 그렇게 겨울이 되었다.

눈이 내리고,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언제인지도 가물한 기억 속에서,

영화 속이 한 장면 같았던 시절들을 떠올려보며,

더듬더듬,

그때의 음악을 다시 돌려 들어보며...

추억들을 되새기는건지,

그때의 나를 되새기는건지도 모른채,

이미 희미해진 함께했던 시간들을 지워내겠다며 더 깊게 그리는지도 모른다.

 

 

눈이 수북히 쌓인 곳으로,

낡은 카메라를 들고

손을 호호 불면서,

눈꽃을 찍으며, 누구일지 모를 그대의 그 어깨를 손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지는 월요일 아침이다.

 

커피한잔이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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