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녀가 웃잖아_/Diary_

소리, 그리고 소리사랑


1999년, 1년 4개월가량 열심이시던 삼성맨은 내게 홈페이지를 멋지게 하나 만들어주고는 홀연 사라지셨다. 행글라이더를 꼭 태워주겠다던 그는 행글라이더 대신 새로운 HTML의 세계를 안겨주었다. 생전처음 내 홈페이지란걸 갖게되고나서 지금까지 내 홈페이지를 성실하게 지켜왔던 것 같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소리사랑]이라는 이름이 따라다녔다.
어디를 가든 내 이름 대신 '소리사랑님'으로 불렸던 긴 세월.. 음향 자료가 없던 시절 <공부해서 남주자>라는 타이틀을 걸고 열심히 자료를 모으고 사비를 털어 홈페이지에 어마어마한 자료를 공유했던 시절. 그 덕분에 인터넷 스타(!?)가 됐었는지도 모른다.

소리라는거.. 내겐 그랬다. 음악을 모르지만 음악을 들으면 좋아서... 좋은 소리를 듣는게 내겐 하나의 행복이었기에... 그랬나보다. 처음 전설의 Alpha소리를 듣고 매료되었던.. 그리고 여전히 내 가슴엔 최고의 소리로 남겨진, 그리고 내 첫 사랑인... 그 소리를 기억한다.

소리로 시간과 공간을 채운다는건 무척 의미있는 일이다. 하나님도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신 것 처럼... 내게 소리란 의미 그 이상의 것인지도 모르겠다.

스피커 브랜딩을 하며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실수도 많고, 그 실수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소리, 그러니까 여러 형태로 표현되는 그 소리들은 영혼을 치유하기도 뒤 흔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넘쳐나는 신기술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스피커 = 소리'라는 공식이 남겨져 있다. 무엇보다 소리를 통해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

이젠 '소리사랑'이 아닌 '고예나'라는 내이름을 찾게되어 감사하면서도 때론 오래전의 그때가 그립기도하다. 순수하고 무모하게 열정했던 시간들 때문일게다. 지난 긴 시간들을 돌아보니 어쩌면 내게 의미있는 삶이란 의미있는 소리일지도 모르겠다고...

비가온다..
728x90

'그녀가 웃잖아_ > Diary_'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례함  (0) 2015.06.09
제목없음_  (2) 2015.04.28
사랑하는 우리 순  (0) 2015.04.05
Smile_  (0) 2015.04.01
묵은 주저림  (0) 201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