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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20120430_

당산에서 결국 지하철을 내렸다.

사람들의 흘끔거림이 따가웠다.

괜찮을 줄 알았다. 아니 정말 괜찮았었다.

그런줄 알았다. 아니 정말 그랬었다.

 

그런데,

아니었나보다.

세월의 벽은 쉽사리 사라질 수 없다.

너무 긴 세월이다.

차라리, 정따위는 가맣게 잊고 살았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더 독하고 이기적이인채로 마음은 단 한 조각도 나누지 말았어야 했다.

이 순간이 두려웠더라면,

 

 

눈물이 마른가 싶어 다시 지하철을 탔다.

7줄에 담긴 한마디 한마디가 이를 악물고 버티던 마음을 와르르 무너뜨린다.

다시금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할 수가 없다.

을지로 입구에서 다시 지하철을 내린다.

멀뚱하니 서서 바보같이 엉엉 울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_

 

 

나에게는 늘 등대같은 분이셨다.

처음에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었고,

그리고 다음에는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사람이었고,

또 세상에서 제일 고마운 사람이었고,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미안하고 아픈사람이다.

아파할 마음이 고스란히 내려앉아 내 가슴이 뭉그러진다.

울어도 괜찮다.

오늘만큼은 실컷 울어도 괜찮다.

 

 

어쩌면 미움이라는 것은,

지나친 사랑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마지막 그 모습이 너무 초라하다.

차라리 독해지고 못되지지.

그러면 이렇게 힘들지 않으련만.

마지막 초라함이 내 가슴을 다시 누른다.

아리다.

 

 

누구나 겪지 않는 일을 겪는 것은, 나를 더 단련하는 과정임을

그러니 기꺼이 감당하고 이겨내서 자라나면 되는 것임을.

알면서도,

그럼도 불구하고 조여오는 가슴을 달랠길이 없다.

 

 

아플 마음을 생각하니 아프고,

그리고 그냥 아프다.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아무렇지도 않지 않다.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없다.

아무렇지도 않아지지가 않는다.

결국 내 몸이었으니까.

내 몸 한자락 베인거니까.

 

 

마음 약해지면 안되는데,

자꾸만 마음이 일렁거린다.

두려워하지 말자.

연약해지지도 말자.

이정도 예상했던건데,

연약해지지 말자.

 

 

 

 

아무리 떠들어대고

아무리 괜찮다 한들..

 

 

 

전혀 괜찮지 않다.

하나도 괜찮아지지 않는다.

 

 

인생,

참 쓰다.

참 아프다.

 

 

정말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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