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쓰기

(8)
뻔뻔함은 타고나는 것일까? 오늘 남편과 밥을 먹다가 갑자기 이런 질문 아닌 질문이 튀어 나왔다. 수 많은 배려 끝에 마주한 배신 아닌 배신을 뼈아프게 겪고난 위에도 여전히 필요할 때에만 연락하고 찾아오는 한 사람이 있다. 그렇다. 꼭 필요할 때 뿐이다. 숱한 배려에 대해서는 입 꾹 다물고, 사소한 섭섭함이 나의 도덕성 결여와 무능으로 되돌아왔던 과거의 시간들을 생각하면 지금 그의 행동은 더 없이 텁텁함을 가슴에 남긴다. "오늘 아침부터 왔다갔어." "왜?" "오늘 뭐 빌리러 왔어!" "뻔뻔함은 타고나는건가?" 남편의 무심한 그 한 말이 계속 멤돈다. 뻔뻔함은 정말 타고 나는걸까? 그래서 아무렇지 않고 당당하게 그럴 수 있는걸까? 하고 생각한다.
나에게 글 이란.. 부제) 꾸준하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 오래전에 함께 글쓰기 수업을 들었던 오빠가 있다. 자주 연락하지는 않아도 생각하는 모양도, 바라보는 시선도 대략 결이 비슷해서 나이 차이가 나도 그 공백을 느끼지 못하며 함께 사진도 찍으러가고, 글쓰기 수업도 들으며 함께했던 사람. 세월이 훌쩍 지나고 나는 비즈니스를 한답시고 시덥잖은 걸음을 걸어갈 때, 오빠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가며 오래전 함께 했던 것들을 여전히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었다. 문득문득 오빠의 글을 보다보면, 나는 오빠가 몹시 부럽다고 느끼고, 또 오빠는 멈추지 않고 글을 써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오빠는 나와는 다른 종자의 사람이었을까 생각한다. 글이라는 것이 길다고 좋은 것도 짧다고 좋은 것도 아닌데.. 짧아서 싱겁고, 길어서 지루한 글이 있는가 하면, 짧아서 임팩트 있고, 사진한장..
근성, 지속한다는 것 근성 1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성질. 2뿌리가 깊게 박힌 성질. 사전적 용어를 보면 조금 다른 결로 보일 수 있겠으나, 나에게 있어 지속한다는 것은 근성을 표현하는 어떤 것으로 느껴진다. 일을 하면서도 무언가를 배우면서도 하다못해 관계를 지속해 감에 있어서도 지속한다는 것은 근성없이 할 수 없는 것 같다.지속한다는 것은 지루함 일 수도 있고 고루함 일 수도 있다. 그것이 비슷할 수 있겠으나 그 미묘한 어감의 차이는 생각보다 큰 이격을 만들기도 한다.오래전에 배울게 많고 결이 비슷한 누군가와 함께 글쓰기 클래스를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글쓰는게 참 매력적 이었고 내 안에 쏟아낼 것들이 참 많게 느껴졌던 것 같다. 늘 빼곡한 짜임새 있는 일상이었으나 마음에 여유가 있던 그때로 기억한다. 지금..
기다리다_ 그냥 여기서 기다리면 안되나요? 여기서 기다릴게요.. 그냥 제 자리에 있으면.. 그럼 되는 거잖아요. 그냥 이 자리서 꼼짝 않고 있을게요. 그러니 그냥 여기서 기다리게 해주세요.. 그때가 언제쯤 인지.. 그건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지금 기억이라고는 단 하나.. 어렵사리 휴가를 냈던 날 이었던 것 같다. 삼일 밤낮을 꼬박 세우고 만신창이가 된 몸을 가누지 못해 집에서 꼼짝도 못하던 그날.. 그래.. 그 날은 수요일이었다. 분명히 기억하는 건 그날이 수요일 이었다는 것.. 그것 하나 뿐이다. 술에 만취해 3년 전 그때, 우리가 만나던 그곳에서 너는 기다리겠다고 했다. 3년.. 이미 너무나도 긴 시간이 지난 후였다. 너를 기억하기에도, 너를 추억하기에도 나는 너무 만신창이었던 그때.. 였던가 보다. 왜....
그대_ 마치 그것은 살아있는 심장을 두 손에 쥐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800m 장거리를 전력질주 했을 때의 느낌.. 그대를 기다리는 나의 심장은 온몸을 진동케 했습니다. 초저역 주파수 만큼이나 강렬한 진동은 내 가슴에 울렁증까지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렇게 나를 설레게 하던 당신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나요..?
기꺼이 하는일엔 행운이 따르죠_ 뉴스에서 들려오던 누가 투신자살을 하고,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세상을 떠나고.. 많은 이야기들이 들려오던 그때.. 나도 그일이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지던 그때.. 그랬다. 누군가는 의도 하지 않았지만, 누군가의 행동변화 하나가 커다란 파장을 일으켜 또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버리는 일들이 아주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것을 느꼈던 어느날.. 죽음이 두렵지 않고, 남의 이야기 같지 않게 느껴지던 그때.. 눈물이 참 많았었다. 걷는 내내 눈물이 마르지 않았고, 일을 하는 내내 눈물이 마르지 않던 그 시절.. 그랬었다. 나는 나 스스로를 딛고 일어서야만 했다. 그때 나는 주로 '그녀가 웃잖아..'라는 한 문장으로 나를 다독였다. 메신저에, 블로그에, 싸이에.. 그리고 내 소중한 이 집에도, 어디에나..
FICTION_그여자 그남자1_ 걸려온 전화를 받고 급한 마음으로 집을 나서는 그녀.. 아무리 기다려도 오늘따라 버스도 더디온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없이 야속하다. 마음은 먼저 떠나 있고, 버스 정류장에는 그녀 혼자 덩그러니 남아 생각한다. '시간은 이분법만 존재하는건가봐..' 약속장소에 가는 사람에겐 절박한 10분.. 약속을 기다리는 사람에겐 지루한 10분.. 똑 같은 시간이 가져다주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 그것은 마음의 나침반 때문일 것이다. 침이 어디로 향해 있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그 마음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는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말쑥한 모습으로 그녀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과의 자리에서 그사람을 더올렸다. 겨우 네 다섯시간을 함께 공유했던 그 사람이 왜 그 자리에서 떠..
Pirates of the Downtown 잭스페로우가 한 도시에 나타나는가 싶었다. Robson과 Howe street에서 만나는 그 지점이었다. Chapters에가서 책을 좀 봐야겠다고 맘 먹고 가는 길에 만난 그들은 무리를 지어 무언가에 열중해 있었다. 그들의 캐릭터는 잔뜩 멋이 채워져 있었고, 신비로웠다. 나에게도 에꾸 눈으로 변장할 수 있는 무엇, 혹은 길다란 나무 막대기 녀석 하나만 있다면 그 무리에 끼어 그들의 알 수 없는 놀이에 동참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벤쿠버 다운타운에서 가장 유명한 chapters.. 브로드웨이나 가야만 그만한 책방을 다시금 만날 수 있는 그곳에서, 그들은 Chapter주변을 활보하며 그들의 영역표시를 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의 임무는 무엇일까.. 역시 궁금해진다. 그녀의 손에 들려진 저 하얀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