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자혼자떠나는 유럽여행

(21)
같이 걷는다는 것 [바르셀로나] 우주충한 날씨가 계속되었던 어제와 오늘_ 괜찮다_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릴 수 있는건, 그런 우중충한 기운들을 대신할 수 있는 기억들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겁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인이 스페인을 간다고 했다. 2주후에, 마음이 괜시리 일렁거린다. 그곳에 간다잖아. 스페인에 가겠다는 그 사람이 문득 궁금해 진다. 지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모르는 그 사람을 스페인까지 가게 만드는건 뭐였을까? 하고 생각한다. 스페인, 그 땅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추운 공기 때문에 더 그리워지는 곳, 그래. 너무 그리워진다. 그냥 친구사이겠지? 왜 그녀 뾰로뚱하게 앉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앉아있는 그녀1의 표정과 옆에 찰싹 붙어 뭐라..
[론다] 힘을빼고 자유롭게_ 사랑하건, 사랑하지 않건.. 그건 내 알바 아니다. 그건 선택일 뿐이다. 낯선이와 첫눈에 빠져 불타는 사랑을 하고, 냄비처럼 끓어 올랐다가 순식간에 사그러져 버리는 사랑도 사랑이다. 수십년을 혼자 끙끙 앓고 서로 그리운 눈으로 서로를 바라만 보다가 심장을 고스란히 잃게 되어도 그 또한 사랑이다. 그러지 않으면 좋겠지만, 혹여 사랑하지 말아야 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버려도, 슬프고 가혹하고 잔인하지만, 그 또한 사랑인 것이다. 혼자 여행이 늘 편하던 나에게, 불연듯 혼자 여행하는 내 자신에게 미안했던 여정은, 말라가의 일정이었다. 그래, 여행은 혼자가 제맛이지만, 그래도 이곳에서는 아니야. 말라가에서는 꼭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둬야지_ 하고 지킬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약속을 스스로 해버린다. 길고 긴..
새하얗게 태워버릴 것 같은 태양아래 똘레도_ Gorge Michael의 Kissing a Fool로 시작되는 이밤의 선곡은 달콤하다. 이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노란 표지의 새로운 책을 읽다가 「에스파냐」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 이후 더이상 페이지는 넘어가지 않는다. 차라리 책장을 넘기는 것 따위는 그만 포기하기로 한다. 대신, 차갑게 몸을 웅크리게 만드는 이겨울의 시작지점에서 새 하얗게 세상을 한줌에 태워버릴 것만 같던 내가 만났던 진짜 에스파냐를 떠올려 본다. 스페인에 도착해 그 다음날 단숨에 찾아 갔던 똘레도의 뜨거웠던 올 여름. 그래_ 그래봐야 3개월 전, 멀지 않은 과거이지만 아직 내 기억에는 마음에는 꿈틀거리는 현재일 뿐이다. 가는 길에서 만났던 수 많은 풍경들도 이토록 그리운데.. 어떻게 그리워하지 않고 살수가 있는걸까? 그리움이 ..
구엘공원_ 날도 추워지는데.. 오랜만에 구엘공원을 좀 걸어볼까!? 바쁜거야 어제 오늘일 아니잖아. 늘 그런거지만, 중요한건 그 상황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라고_ 페북에 채워지는 생일축하 메세지.. 현재 시간 3:34분까지 57개가 남겨졌네. 무려 57개나.. 아이폰이 쉴세 없이 진동하고 있어, 잊지 않고 메세지 남겨주는거, 고맙게 생각해. 암튼지간에, 구엘공원에 올라가는거야. 올라가는 길에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열을 고스란히 흡수한 달콤한 열대 과일 팩 하나 사들고 올라가서 공원 한바뀌 돌고 과즙 담뿍 한입에 넣어 입이 터지도록 먹는거야. 생각만 해도 달콤해. 아.. 여행고프다! 미치게 고프다. 이런거.. 병에 가까운 건지도 모르지만, 이런 병 그까이꺼.. 얼마든지 걸리라지. 따지고 보면 여행보다 남는 장사는 없다고 ..
[Toledo] 여행의 참 맛_ 여행의 참 맛은, 여행하는 그때의 감흥도 감흥이지만, 다녀온 이후에 되새김질 해보는 기억 때문에 그 가기차 더 빛을 발하는 지도 모른다. 말했던 적이 있었나 모르겠다. 여행중, 그리고 여행 이후에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의 삶은 쉽게 말해 남자와 여자의 차이정도로 설명하면 완전 클리해 질 것 같다. 지난 2주간, 짧은 공기를 맞추느라 너무 힘들었던 시간들을 사진을 보며 달래보는 마음이 살짝 애처롭기기까지 하다. 하지만 괜찮다. 지난 짧았던 열흘간의 시간이 얼마나 나에게 커다란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이렇게 몸도 마음도 지쳐 있을 때 파란 하늘들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상쾌해 지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이래서 여행은 반드시 필요하다. 절대적인 인생의 필수요소.. 파란 하늘 구경 고고~ 똘레도 가는 버..
[Sagrada Familia]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_ 성(聖) 가족성당의 뜻.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있는 가우디가 설계한 성당. 1883년 가우디가 주임 건축가가 된 후 1884~91년에 크리프타를 건조. 그러나 이후 전임자 빌라르(Francesco de paula del Villar i Carmoma, 1845~1922)의 설계를 크게 변경하여 유례가 없는 아르누보 적(的)디자인 형을 만들어 1926년 사망할 때까지 공사를 계속해서 네 개의 특이한 탑을 세웠다. 공사가 거의 중단된 것을 근래에 다시 재개하였다. 지하의 크리프타에 모형이 놓여져 있다. [네이버]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첫날 가장 먼저 도착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100년 넘도록 건축중인데. 아직도 진행중! 이라는 놀라운 사실_ 가우디가 설계한 성당인데, 가우디가 미사를 드리고 집에 가던 중..
[Mijas] 파란 하늘과 새하얀 마을이 사랑하는 마을_ 애써 꾸미는게 아니라, 내가 즐겁고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는게 즐거우니까 꾸미는 그들의 삶을 사랑한다. 많은 사람들의 방문에도 변함없이 올라를 외칠줄 아는 그들의 여유로움을 사랑한다. 그들의 미소를 사랑한다. 이기심이라고는 도저히 찾아보기 힘들 것 같은 그 네들의 삶을 사랑한다. 까데기의 천부적 재주를 가지고 태어난 것만 같은 요즘의 우리나라를 쭉.. 보며 살아가는 국민 한 사람으로써, 이곳의 마을들을 보면서 반성, 반성, 반성하게 된다. 자연을 억지로 변질시키는게 아니라 있는 자연 그대로를 가능하면 손대지 않으려는 그들의 모습은 그들의 삶 곳곳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마치 자신들은 자연에 기생하는 한마리 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뭇가지 한자락 조심스레 둥지를 트는 새처럼 그들은 그렇게 곡이지면 곡..
[Barcelona] 바르셀로나 맛만보기_ 저가항공 라이언 에어를 타고 간 곳은 바르셀로나,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이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했지만 활주로에 자리가 없다며 항공 투어라도 시켜주려는지 다시 방향을 돌리는 기장님.. 그리고 바라보게 된 지중해와 맞닿은 바르셀로나의 육지와 바다의 경계는 정말 신비롭게 아름답다. 바르세로나.. 올림픽으로 이미 유명하다 못해 질리도록 이름만 들어왔던 바르셀로나를 막막 기대하게 만드는 뷰였다. 그렇게 20여분을 상공에서 떠돌다가 도착한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의 공항에 정비하고 있는 비행기들의 모습은.. 집에 얹어 놓은 장난감 같아 보인다. 다른 도시를 생각하고 닿은 바르셀로나.. 내 크나큰 착각 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어마어마하게 큰 도시였다. 말도 안되는 거리를 걸어서 하루만에 훌쩍~ 다 돌아보겠다!라고 생각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