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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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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레스토랑을 추억하며 저녁식탁 - 신혼이니까 파리에서 먹었던 연어타르타르에 대한 추억이 있다. 노르웨이에서 갓 잡아온 연어로 요리했던(내가 말고.. 쉐프가 해 주셨던..ㅎ) 연어스테이크에 대한 추억이 있다. 그리고 파스타는 언제나 내 제2의 고향 같은 이탈리아에 대한 추억을 살려준다. 엇그제 남편이 오늘 저녁은 파스타로 하자고 했다. 파스타는 언제고 좋다. ^_^ 정신 없이 하루를 내달리고 집에 갔더니 남편이 요리에 한창이다. 요리를 할때 주방이 난장판이 되곤 하지만, 늘 맛있는 결과로 보답하는 남편의 손맛을 믿기에 난장판쯤은 괜찮다. 월요일의 식탁이 아주아주 몹시도 푸짐하다. 연어스테이크에 레몬즙을 촤~ 하면 기가막힌 연어스테이크 맛집으로 변신 ^_^ 연어타르타르를 파리에서 먹고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재현.. 비슷한 맛을 뽑아내긴 했으나 아보..
잠이라는 선물 하나님이 얼마나 섬세하신 분 이신지를 새삼 깨닫는다. 인간에게 잠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지난 밤의 고통과 고뇌도 잠재워 주신다. 폭풍이 휩쓸고 간 자리를 잔잔한 물결로 바꿔주신다. 잠은 선물이다. 고단함으로부터의 격리 고통으로부터의 격리 근심으로부터의 격리 아픔으로부터의 격리 수 많은 좋지 않은 것들로부터 격리를 시켜준다. 그리고 내일을 끌어다 준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기대할 수 있도록.
저녁메뉴 면 동상이몽 - 근본의 라멘 - 부탄츄 주일 저녁, 주일은 일종의 루틴이 있다. 10시 반 정도까지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점을 먹고 교회가기. 나는 리허설 때문에 1시까지 가는데, 남편과 차 두대로 갈 수 없어 같이 12시 20분 경에 집에서 나와 교회로 출발한다. 그리고 남편은 천호역에 있는 스타벅스로 향하고 나는 커피 한잔을 주문해 교회로 간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저녁은 장을 보거나 외식을 하는데, 대부분 외식이다. 면.. 면을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만은 유독 우리 두 사람, 특히 남편은 면을 사랑한다. 그래서인지 면에 대한 평가가 매우 적나라하고 까다롭다. 그런 남편이 인정하는 부탄추 츠케멘 면은 정말 살아서 춤을 추는 면이다. 오늘 내 머리속 면은 파스타, 그리고 남편의 가슴속 면은 츠케멘이었다. 예배마치고..
일상이 떠난 일상 나는 글 쓰기를 참 좋아했던 사람이다. 글쓰기, 책읽기, 음악, 커피, 낙서, 멍때리기.. 나의 일상을 채우던 것들인데, 언젠가부터 나의 일상에서 사라진 것들이다. 무엇이 내 삶에 변화를 가져온걸까? 나는 글을 통해 크고 작은 마음의 파편들을 밖으로 꺼내놓곤 했다. 글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커서, 글을 통해 생각을 정리도 하고, 글을 통해 위로를 받고, 글을 통해 나를 성찰하기도 했다. 책을 너무 좋아해서 장소마다 다른 장르의 책을 서너권씩 동시에 읽어가는 것을 즐겨 했다. 다른 장르의 책을 읽을 때마다 다른 세계로 점프해 가는 느낌이 나에게는 꽤나 즐거움을 주었다. 지적 호기심을 채우다가, 나와는 다른 생각과 삶을 살아가거나 혹은 나와 너무 비슷해서 공감하거나 흥미를 느끼게 되기도 하고, 더러는 죄책감..
나에게 글 이란.. 부제) 꾸준하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 오래전에 함께 글쓰기 수업을 들었던 오빠가 있다. 자주 연락하지는 않아도 생각하는 모양도, 바라보는 시선도 대략 결이 비슷해서 나이 차이가 나도 그 공백을 느끼지 못하며 함께 사진도 찍으러가고, 글쓰기 수업도 들으며 함께했던 사람. 세월이 훌쩍 지나고 나는 비즈니스를 한답시고 시덥잖은 걸음을 걸어갈 때, 오빠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가며 오래전 함께 했던 것들을 여전히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었다. 문득문득 오빠의 글을 보다보면, 나는 오빠가 몹시 부럽다고 느끼고, 또 오빠는 멈추지 않고 글을 써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오빠는 나와는 다른 종자의 사람이었을까 생각한다. 글이라는 것이 길다고 좋은 것도 짧다고 좋은 것도 아닌데.. 짧아서 싱겁고, 길어서 지루한 글이 있는가 하면, 짧아서 임팩트 있고, 사진한장..
일상에 감사 커다란 변화를 지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분주함을 겸허하게 받아드리며 다시금 조금 더 분주함에 익숙해 지기로 한다. 이른 새벽 오랜만에 현장에 나와 현장에서 진행 되는 일들을 체크하고 컴퓨터를 켜 다음주에 있을 중요 행사 스케줄과 체크 리스트를 작성한다. 체제의 변화라고 해 봐야, 이전에도 이와 별 다를 바 없는 일상이었으나 괜히 더 분주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심리적인 문제일 것이다. 회사의 성격상 오늘 벌어야 내일을 먹고 사는, 만나와 메추라기의 인생임에도 10년간 걸어온 것을 보면 나는 일상이 은혜의 삶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다음주까지 일정이 꽉 차 있고 이후로 일정이 없다고 걱정했는데, 이래 저래 연락들이 이어지고, 무언가 어디선가 나는 알지 못하지만 누군가가 말 없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는..
근성, 지속한다는 것 근성 1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성질. 2뿌리가 깊게 박힌 성질. 사전적 용어를 보면 조금 다른 결로 보일 수 있겠으나, 나에게 있어 지속한다는 것은 근성을 표현하는 어떤 것으로 느껴진다. 일을 하면서도 무언가를 배우면서도 하다못해 관계를 지속해 감에 있어서도 지속한다는 것은 근성없이 할 수 없는 것 같다.지속한다는 것은 지루함 일 수도 있고 고루함 일 수도 있다. 그것이 비슷할 수 있겠으나 그 미묘한 어감의 차이는 생각보다 큰 이격을 만들기도 한다.오래전에 배울게 많고 결이 비슷한 누군가와 함께 글쓰기 클래스를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글쓰는게 참 매력적 이었고 내 안에 쏟아낼 것들이 참 많게 느껴졌던 것 같다. 늘 빼곡한 짜임새 있는 일상이었으나 마음에 여유가 있던 그때로 기억한다. 지금..
광야_ 그 끝에서 만나는 감사 2012년 5월 1일자로 백수가 되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끄심따라 시작하게 된 사운드피플컴퍼니(SPC). LSS를 만나게 하시고 지난 6년 7개월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때론 떠나보내기도 했다. 많이 아팠지만, 또 많이 행복했다. 많이 고통스러웠지만, 또 많은 감사가 넘치는 시간들의 연속이었다.올 2018년, 유독 더 의미있게 남겨지는 것은 아마도 주님과 나 사이_ 그 간극의 변화일 것이다.작년, 올 중후반까지 몹시도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 와중에 주님께서 내게 보여주셨던 선교지들. 그리고 회사를 통해 해야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신 것들. 예수님께서 할 수만 있다면 십자가를 피하고 싶다 하셨던 것처럼, (물론 비교도 안되는 이야기이나.. 적어도 이 순간을 통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