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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갈망_

출장길...
가을은 그렇게 깊어 있었다.
내려가는 4시간 동안 만났던 가을은 가을 걷이가 끝난 들판이었다. 한겨우내 소의 여물이 될 짚더미들은 이쁘게도 말려있다.

들판은 알록달록... 울긋불긋...
그렇게 가을은 깊어있다.
푸른 하늘과 저 포근한 들판은 그렇게 하나가 되어 있다.

갈대는 가을 바람에 춤을 추고,
들판의 들풀은 향기를 머금고 춤을 춘다.

많은 생각들이 머리속에서 흘러간다.
지난 사랑도 떠오른다.
조금만 더 나에게 시간이 주어졌다면 나는 정말 그 지난 사랑을 가슴에 진심으로 담을 수 있었을까...
잘 살고 있을까...

작은 마을, 한적한 오솔길...
걷고 싶어진다.
고속버스에서 내려 찬찬히 걷고 싶어졌다.
그러다가 길에서 반가운 길손님을 만나면 사진속에 그리고 내 눈속에, 그리고 마음속에 담고 싶어졌다.

그렇게 나는 가을을 만나고 있었다.
지친 일상속에서 그 어떤 것도 채우지 못하던 나는 그렇게 가을을 채우고 있었다.

나의 갈망은 그렇게 4시간 버스안에서 채워졌다.
모두 다 채우진 못했어도...
잠시나마 그렇게 가슴을 채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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