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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Again_

더없이 심난하던 연말이었습니다. 날지 못하는 새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좌절을 많이 했던 탓이겠지요..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나는 스스로 날지 못할 것이라고 나 스스로를 가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문득 들었습니다.
캐나다에서 돌아온 이후.. 걷잡을 수 없는 슬럼프에서 허우적 거리며 스스로 자책해가며.. 그렇게 3개월을 보내버린 것 같습니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던 내 모습을 잃었던 것 입니다. 그리고 투정만 부린 철딱성이 노처녀였단 생각에 부끄러워졌습니다.

오늘 회사에서 올해 마지막 월요회의가 있었습니다. 다들 천사같은 우리 회사 식구들은 생전 싫은소리도 할줄 모릅니다. 꾹 참고, 참고 또 참는.. 마치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다들 천사같은 마음일까.. "당신들의 비전이 무엇입니까..?"라고 던진 나의 말 한마디는 그야말로 차디찬 얼음조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말을 한데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비록 밖에 나가 자랑할만큼 대단한 연봉을 받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부끄럽지 않게 내 자리에서 인정받으며 자리를 지켜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축쳐진 직원들에게 격려하고 비전을 심어주는것.. 참 행복한 일입니다. 내가 뭐라고 직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겠습니까.. 그저.. '그래도 우리회사는 참 따뜻하잖아요.. 가족같잖아요.. 우리사장님 참 인간적이고 좋으시잖아요.. 우리부장님 참 인격좋으시고 성품 좋으시잖아요.. 우리 차장님 선하시고 배울거 많잖아요..' '당신은 이런 장점이 있어서 참 좋아요..' 그 말한마디가 지친 어깨를, 바닥난 잔고를 대신할 순 없지만.. 조금은 그래도.. 그 마음 위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주아주 오랜만.. 1년도 넘게 못봤지만 엇그제 본것 같은 지인은 2009년 달력을 들고 일부러 사무실까지 찾아와 줍니다. 참 고맙습니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데스크달력 구하기 힘듭니다. 귀하디 귀한 데스크달력은 뒷전이고 한참을 국수하나 시켜놓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서로 격려하는 것입니다. 힘든건 누구나 매 한가지니까요.. 하지만 묘한 힘을 얻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 말한마디에 나는 숨통이 트이는 것만 같았습니다.
어쩌면.. 좌절과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던 그 순간에 내가 필요했던 건.. 그저 한줌의 희망을 되새기는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나에겐 이런 꿈이있고, 이런 미래가 있다.. 나는 이런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이정도의 상황은 나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그런 것 말입니다.

다시 뛰려고 합니다. 작년에 비해 너무 늦은 신년 계획.. 더없이 미뤄진 상태지만 괜찮습니다. 나에겐 늘 나 스스로를 일깨워 주던 에너지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니까요.. 그게 아직 내 가슴에 살아있단거 확인했으니까요.. 더 열심히 새해를 맞을참입니다. 우울한 기분 툭툭 털어내고 정말 열심히.. 내 원래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발산하려고 합니다. 잘할 수 있겠죠!?
다시 높이! 높이 높이! 뛰어볼테예요!!! 높이!!

새해에도 높이 비상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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