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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하는일엔 행운이 따르죠_

꺼지지 않는 기억_ 본문

SPAIN(2011)_

꺼지지 않는 기억_

sori4rang_ 2012. 7. 31. 23:38

텁텁하게 다가오는 공기의 육중함이 유독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2012년의 여름.

한국의 여름은 뽀송뽀송해서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언젠가 내 몸은 한국의 여름이 텁텁하고 찐득거림으로 느끼고 반응하고 있다.

 

모처럼 매콤한 불닭을 먹으러 갔다. 알싸하게 기분좋은 매운맛을 느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입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이제 그 유쾌한 매운 맛을 볼 차례다. 입안에 한입가득.

하..

근데 이게 왠일이람. 이 기분나쁜 매운 맛은..

이게 아니다.. 이 맛이 아니다..

 

그래, 딱 그 느낌이다.

내 몸이 기억하는 여름의 기운이 아니다.

이 찝찝하고 찐득거리는 여름의 이 더위는 아니다. 정말로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여름의 그 기운,

뼈속까지 파고 들 것 같은 강렬한 태양, 그리고 속속들이 바스락거리게 말려버릴 것 같은 청명한 바람.

그늘에서 맞게되는 처녀의 손끝 처럼 달콤한 시원함이다.

 

그런 기운을 느끼기엔, 이곳의 기후가 참 많이도 변했다.

아니, 어쩌면 단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그리워하는 10개월 전의 스페인,

그 중에서도 자꾸만 집착하게 되는 말라가.

왜 나는 말라가에 집착하는 걸까?

 

골목골목 한없이 헤집고 다녔던 기억들 때문일까,

아니면 느릇느릇한 그들의 걸음때문일까,

소박한듯 세련되어 보였던 그들의 모습 때문일까,

낯선땅으로 나를 만나기 위해 찾아와준 반가운 얼굴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말라가의 기운이 나를 빨아들였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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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 다른 모습..

꼭 같은 곳이지만, 보는 위치에 따라서도 너무 다른 느낌을 갖게 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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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화려했던 그 모습이 강렬하게 남았던 걸까?

로맨틱한 그들의 삶이 부러웠던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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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사람들이 곧 쏟아져 나올테니,

분주하게 준비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참으로 야무지고 정겹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해내기 위한 움직임.

마치 무대위의 연기자들처럼 빈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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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나무숲 사이.

저곳을 통과하고나면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나를 반겨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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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낮,

그리고 뜨거운 밤.

그렇게 날이 저물고,

그들의 밤은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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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날을 맞는 청명함은

있는 내내 단 한번도 나를 배신한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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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다른 모습들.

낭만적이기도,

세련되기도,

또 어울리지 않을 듯한 모습도

스스럼없이 모두 다 내보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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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헤집고 다니던 도시가 이만큼이나 넓었구나..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야 보게 된다.

어쩌면 나를 들여다 보려면,

나는 나로부터 그렇게 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나에게서 멀어져서

그렇게 나를 보게되면,

어쩌면 나는

조금 더 나를 정확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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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종류의 타파스.

하루에 몇가지씩을 골라 먹어도 여행기간 내내 다 맛을 볼 수 없는 다양한 타파스.

그래서 더 즐거웠던 곳.

다양한 종류의 타파스는.

꼭 말라가의 모습과 흡사했다.

같은 듯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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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달래주는

팔팔끓는 기름에서 갖 건져낸 츄러스

아저씨의 달콤했던 미소와 인사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뜨거운 츄러스와 쵸코라떼의 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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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혼자 걷는 그 길이 더 없이 외로울 수도 있다.

함께 서지도, 함께 마주하지도 못할 수 있다는 것은.

때론,

거대한 중압감으로 나를 억누룰 수도 있음을 안다.

 

그 사실이 나 혼자임을 보호하는 알리바이들을 무너뜨리려든다.

마주하는 것,

함께 서는 것,

그리고 함께 걷는 것,

그건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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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곳에서 밝게 웃어주는 누군가의 미소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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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즐거움은,

언제든 내가 원하는 곳에 갈수도,

또 머물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붙잡을 수 있고,

그것들을 깊이 담을 수 있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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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 중심부에서 어디든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던 터미널.

고맙다.

덕분에 나는 말라가를 더 사랑하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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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창문으로 바라보는 대성당.

낮과 밤은

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사람도 사물도 세상도

어쩌면 하나의 모습만이 능사는 아닐거라는 생각을 문득.. 담았다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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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_

말라가_

 

문득 잊혀진 캐나다_

기억때문일까?

추억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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