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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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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샤워 (feat. 흑석식당) 인연이라는 것이 참 신비로운 섭리 같다. 보미와 프라미스 공동체에서 만나서 함께 전세계 선교지를 누비고 다니고, 함께 동역했던 시간들이 10년이 넘었다. 그리고 같은 해 2022년 6월 6일에 우리가 결혼을 하고, 보미네가 7월 2일에 결혼(SPC 창립 기념일)을 했다. 그리고 보미가 9월에 제이를 출산하고, 나는 다음달에 출산을 한다. 임신을 알기 직전, 몹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흑석식당에 초대를 받아 김정연 대표님을 처음 만났는데, 처음 만났던 날을 둘은 너무 인상적으로 기억한다. 일면식 없는 두 사람이 눈이 마주치자마자 눈물이 그렁그렁.. 왜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눈만 마주치면 눈물이 흐르곤 했다. 그리고 이어온 인연, 출산 임박해 대표님이 베이비샤워를 꼭 해주고 싶다며 초대해 주셨다..
태명 설전 - 태공이 ; 갑작스레 찾아온 선물 인생에 몇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몇 차례 여기 저기에서 거론한 적이 있었는데 - 아빠 사고 - 아빠와의 이별 - 어학연수 - 사운드피플컴퍼니 사업시작 - 결혼 그리고 2023년 6월 15일에 알게된 우리 태공의 존재. 태공이가 찾아왔다는 걸 알기 몇 주 전에 대물 낚는 꿈을 꾸고 남편한테 자랑했었다. 낚시로 어청 큰 고기를 낚은 이야기, 남편은 낚시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 꿈을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몇 주 후에 임신 소식을 알게 되었고, 남편과 저녁 먹고 산책하는 중에 태명이야기를 했는데 남편이 낚시꿈을 꿨으니 '태공이' 어떻냐고 했다. 그때만 해도 강태공 생각만 했다. 그래서 버럭 화를 냈었다. 아이의 태명을 지어주는건데 너무 성의 없는거 아니냐면서..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태공이라..
외로움 뜨겁던 8월의 스페인이 그립니다. 지도한장 없이 말도 안통하는 곳에서 혼자 물어물어 찾아다니던 낯선 땅에서 내가 마주했던 내가 그립니다. 삶의 변화가 생기면서 좋은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내가 원튼 원치 않튼 마주하게 되고, 그것들을 나는 내 것으로 오롯이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누가 곁에 있든 없든, 내 삶의 무게는 완벽하게 나의 것 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내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일 것이며, 내 삶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오래전의 나는 여행을 좋아했고, 외로움을 좋아했으며, 사진을 좋아했고, 멍때리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글을 좋아했고, 심지어 음악도 좋아 했었다. 지금의 나는..? 왜 나에게서 그 숫한 즐거움들이 사라지고 멀어진걸까? 나는 그 좋아했던 것들을..
늦잠 후에 느즈막히 떠나는 강릉여행 - 우리가 좋아하는 소박한 사치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는 마음, 좀처럼 타협하지 못하는 상황들에 대한 부대낌이 있는 날이면, 나는 스스로의 방에 갇혀버리는 것 같다. 어제가 그랬다. 이런 것까지 내가 서포트를 해야 하나 싶은 것들, 타인의 잘못을 내 잘못으로 떠앉고 뒷처리를 해줘야 하는 상황들.. 종일 너무 지치게 만들었던 어제 하루였다. 그리고 지난 밤 나는 퇴근 후에 씻고 나서 기도하고 나서도 추스르진 못하는 마음을 슥슥 쓸어담아 밖으로 나갔다. 쓸쓸한 동네를 계속 걷고 또 걸었다. 40여분쯤 걷고 있을 때 남편이 전화가 왔다. "그만 들어와.." 좀처럼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남편의 그 한통의 전화가 전해주는 깊은 마음이 있다. 남편이 씻고 나를 깨운다. 11시가 다 되어간다. 원두가 떨어졌다며 원두를 사오겠다고 남편은 나간다. 그..
파리 레스토랑을 추억하며 저녁식탁 - 신혼이니까 파리에서 먹었던 연어타르타르에 대한 추억이 있다. 노르웨이에서 갓 잡아온 연어로 요리했던(내가 말고.. 쉐프가 해 주셨던..ㅎ) 연어스테이크에 대한 추억이 있다. 그리고 파스타는 언제나 내 제2의 고향 같은 이탈리아에 대한 추억을 살려준다. 엇그제 남편이 오늘 저녁은 파스타로 하자고 했다. 파스타는 언제고 좋다. ^_^ 정신 없이 하루를 내달리고 집에 갔더니 남편이 요리에 한창이다. 요리를 할때 주방이 난장판이 되곤 하지만, 늘 맛있는 결과로 보답하는 남편의 손맛을 믿기에 난장판쯤은 괜찮다. 월요일의 식탁이 아주아주 몹시도 푸짐하다. 연어스테이크에 레몬즙을 촤~ 하면 기가막힌 연어스테이크 맛집으로 변신 ^_^ 연어타르타르를 파리에서 먹고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재현.. 비슷한 맛을 뽑아내긴 했으나 아보..
잠이라는 선물 하나님이 얼마나 섬세하신 분 이신지를 새삼 깨닫는다. 인간에게 잠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지난 밤의 고통과 고뇌도 잠재워 주신다. 폭풍이 휩쓸고 간 자리를 잔잔한 물결로 바꿔주신다. 잠은 선물이다. 고단함으로부터의 격리 고통으로부터의 격리 근심으로부터의 격리 아픔으로부터의 격리 수 많은 좋지 않은 것들로부터 격리를 시켜준다. 그리고 내일을 끌어다 준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기대할 수 있도록.
기도할때 in progress, 기도를 멈추면 all stop - 시화병원 프로젝트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돌아보면 비슷한 상황들을 줄곧 경험하곤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경험은 너무 특별하고 또 이전과 또 다른 경험이기에, 기억을 기록으로 남겨 이 기억이 왜곡되지 않기를, 잊혀지지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긴다. #시작은 그랬다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시화병원이라고 했다. 전화를 받을 때면 항상 오른손에 펜을 들고 메모를 하며 통화를 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전화를 받으며 무의식 중에 메모를 했고, 병원 이름은 스쳐 지나간채로 전화를 받았다. 그린무드를 보고 연락을 주셨다. 전화 상담을 하며 그저 작은 동네 병원이겠거니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주께하듯 하자는 그 마음을 품고 있던지라 최선을 다해 응대하고 대응하고 ..
저녁메뉴 면 동상이몽 - 근본의 라멘 - 부탄츄 주일 저녁, 주일은 일종의 루틴이 있다. 10시 반 정도까지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점을 먹고 교회가기. 나는 리허설 때문에 1시까지 가는데, 남편과 차 두대로 갈 수 없어 같이 12시 20분 경에 집에서 나와 교회로 출발한다. 그리고 남편은 천호역에 있는 스타벅스로 향하고 나는 커피 한잔을 주문해 교회로 간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저녁은 장을 보거나 외식을 하는데, 대부분 외식이다. 면.. 면을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만은 유독 우리 두 사람, 특히 남편은 면을 사랑한다. 그래서인지 면에 대한 평가가 매우 적나라하고 까다롭다. 그런 남편이 인정하는 부탄추 츠케멘 면은 정말 살아서 춤을 추는 면이다. 오늘 내 머리속 면은 파스타, 그리고 남편의 가슴속 면은 츠케멘이었다. 예배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