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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Factory_/Memories_

노희경 사랑-인생에 관한 명대사 15선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중에서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너무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 그리고 내게 하는 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속죄하는 기분으로 이번 겨울도 난 감옥 같은 방에 갇혀, 반성문 같은 글이나 쓰련다.

 

 

나는 내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에게 이렇게 가르칠 것이다. 언제나 소수의 편에 서라. 너와 다른 사람을 인정해라. 소외된 사람을 등 돌리지 마라. 그리고 혹 네가 소수에 끼는 사람이 되더라도, 소외받는 사람이 되더라도 좌절하지 마라.

 

 

그대여,

이제 부디 나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라. 사랑에 배신은 없다. 사랑이 거래가 아닌 이상, 둘 중 한사람이 변하면 자연 그 관계는 깨어져야 옳다. 미안해할 일이 아니다.

마음을 다잡지 못한 게 후회로 남으면 다음 사랑에선 조금 마음을 다잡아볼 일이 있을 뿐, 죄의식은 버려라. 이미 설레지도 아리지도 않은 애인을 어찌 옆에 두겠느냐.

마흔에도 힘든 일이 비리디 비린 스무 살에, 가당치 않은 일이다. 가당해서도 안 될 일이다. 그대의 잘못이 아니었다. 어쩌면 우린 모두 오십보백보다. 더 사랑했다 한들 한 계절 두 게절이고, 일찍 변했다 한들 평생에 견주면 찰나일 뿐이다. 모두 과정이다. 그러므로 다 괜찮다.

 

 

드라마 <굿바이 솔로> 중에서

민호(천정명 씨): 나도 나이들고 싶다. 나이들면 누나처럼 그렇게 명쾌해지나?

영숙(배종옥 씨): 지금 이 순간, 이 인생이 두번 다시 안 온다는 걸 알게 되지

 

사람들은 사랑을 하지 못할 때는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을 할 때는 그 사랑이 깨질까봐 늘 초조하고 불안하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우리는 어리석게 외롭다.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이해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살아간다.

때로는 가족들에게 때로는 오랜 친구에게 때로는 이미 지나간 애인에게 조차도, 그러나 정작 우리가 진정 이해받고 인정받고 싶은건 어쩌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중에서

사랑은 고통과 원망과 아픔과 슬픔과 절망과 불행도 주겠지. 그리고 그것들을 이겨낼 힘도 더불어 주겠지. 그 정도는 돼야, 사랑이지.

 

사막에서는 밤에 낙타를 나무에 묶어둬. 그리고는 아침에 끈을 풀어놓지. 그래도 낙타는 도망가지 않아. 묶여있던 지난밤을 기억하거든. 우리가 지나간 상처를 기억하듯 과거의 상처가 현재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지.

 

더 많이 사랑해서 약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약자가 되는거야. 내가 준 것을 받으려고 하는 조바심. 나는 사랑했으므로 행복하다. 괜찮다, 그게 여유지..

 

담에 사랑을 하면 그냥 느껴봐. 계획하지 말고, 다짐하지 말고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중에서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산다는건, 늘 뒤통수를 맞는거라고

인생이란 놈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절대로 우리가 알게 앞통수를 치며 오는 법은 없다고.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그러니 억울해 말라고.

어머니는 또 말씀하셨다.

그러니 다 별일 아니라고.

하지맘ㄴ, 그건 육십 인생을 산 어머니 말씀이고

아직 너무도 젊은 우리는 모든게 다 별일이다. 젠장.

 

 

왜, 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더 상대를 사랑하는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을까?

내가 이렇게 달려오면 되는데,

 

뛰어오는 저 남자를 그냥 믿으면 되는데, 무엇이 두려웠을까?

그날 나는 처음으로 이 남자에게 순정을 다짐했다.

그가 지키지 못해도 내가 지키면 그뿐인 것 아닌가?

 

 

서로가 서로에게 강자이거나 약자라고 생각할 때,

사랑의 설렘은 물론 사랑마저 끝이 난다.

이 세상에 권력의 구조가 끼어들지 않는 순수한 관계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설렘이 설렘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는 그런 관계가 과연 있기는 한걸까?

아직 모를 일이다.

일을 하는 관계에서 설렘을 유지시키려면 권력의 관계가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강자이거나 약자가 아닌, 오직 함께 일을 해나가는 동료임을 알 때, 설렘은 지속될 수 있다.

그리고 때론 설렘이 무너지고, 두려움으로 변질되는 것조차 과정임을 아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준영일 안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더 이야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지금 몸 안의 온 감각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구나. 또 하나 배워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누군,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

초라함의 문제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

사랑이 모자라서 문제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어떤 것도 헤어지는데

결정적이고 적합한 이유들은 될 수 없다.

모두, 지금의 나처럼 각자의 한계들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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