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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

산다는 거

오래전 론다,SPAIN

지친다.
큰 일들을 앞두고 나는 몹시 지쳐있다.
지치지 말아야지~ 할 수록 나는 몹시 지친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두기로 한다.

경매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다 됐나? 싶은데 아직 잘 모르겠고..
그저 함께 묵묵히 곁에서 함께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다.

내년에 있을 큰 일을 앞두고 분주해야할 것 같은 일상이 마음만 동동거릴 뿐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함께 헤쳐가야할 것 같은 순간들을 혼자 발발거리면서 허우적거리는게 서글프다.
이 또한 나의 선택이겠거니.. 싶지만, 그냥 서럽다.

지난 주말에는 아빠에게 다녀왔는데,
아빠가 돌아가신지가 벌써 15년이나 되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고
괜시리 서러움에 아빠의 빈 자리가 너무 너무 크게 다가와 또 서러웠다.

늘 가족들을 돌보며 살아와야 했던 지난 세월들을 돌이켜보니
나는 참 힘들고 지니는 날들의 연속이었고,
그 시간들을 나는 참 묵묵히 고되게도 버텨왔음을 돌아보았다.

아빠에게 가는 길에 동생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언제가 제일 힘들었냐는 동생의 물음에
고등학교 2학년때 엄마 사고나셔서 학교가서 출석부르고 집에 와서 집안일에, 축사일 하며 보냈던 때,
그리고 학비, 생활비 벌며 공부해야 했던 대학시절을 꼽았다.

그 두 순간의 전후로도 나에게는 그렇게 삶의 여유란 것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기대어 본다는 것도 익숙치도 않았을 뿐더러
그러지도 못했던,
더러 기회가 온다해도 익숙치 않음으로 거부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앞으로도 그럴까 겁이 난다.
나도 내 삶의 무게를 나누고 싶고 
짐도 내려놓고 싶다.

사람마다 삶에 주어지는 짊어져야 하는 무게가 다른 것 같다.
그 생각을 하면 더러는 억울하기도 하다.
같은 상황을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대하는 태도는 모두가 다르기에,

어제 극히 개인적인 일로 또 마음에 큰 구멍이 생기면서
나는 또 한걸음 뒷걸음질 치며 서러워했다.
삶이라는건 이런건가.. 싶어
나는 마음이 시렸다.

다 지나갈 일들..
오늘도 결국 혼자 감당하고마는 상황이
지난날 혼자 감당하며 살아왔던 시간들을 떠올리게 만들어
목구멍이 아파온다.

여행이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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