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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bit practice/글쓰기

나에게 글 이란.. 부제) 꾸준하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

오래전에 함께 글쓰기 수업을 들었던 오빠가 있다.
자주 연락하지는 않아도 생각하는 모양도, 바라보는 시선도 대략 결이 비슷해서 나이 차이가 나도 그 공백을 느끼지 못하며 함께 사진도 찍으러가고, 글쓰기 수업도 들으며 함께했던 사람.

세월이 훌쩍 지나고 나는 비즈니스를 한답시고 시덥잖은 걸음을 걸어갈 때,
오빠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가며 오래전 함께 했던 것들을 여전히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었다.

문득문득 오빠의 글을 보다보면, 나는 오빠가 몹시 부럽다고 느끼고, 또 오빠는 멈추지 않고 글을 써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오빠는 나와는 다른 종자의 사람이었을까 생각한다.
글이라는 것이 길다고 좋은 것도 짧다고 좋은 것도 아닌데..

짧아서 싱겁고,
길어서 지루한 글이 있는가 하면,

짧아서 임팩트 있고,
사진한장 없어도 긴 호흡으로 토시하나 빠뜨리지 않고 읽고 싶어지는 긴 글이 있다.

나는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는 그런 글..
사람의 시간을 훔쳐버리는 그런 글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이런 글은 나도 쓸 수 있는데.. 라고 어줍잖은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안다.
그 글이 그냥 나와지는 글이 아니라는 걸..

오늘도 오빠의 짧은 소설을 읽으며 생각한다.
그리고 그 소설 속의 남주를 떠올리며 내내 오빠의 모습이 투영되어 참 재미있게 읽어내린 것 같다.
그리고 그 덕분에 오늘 나는 아주 오랜만에 끄적여 본다.

오래전 매일 매일 글을 토해내고 또 토해내도 쏟아내고 싶은 마음들이 참 많았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글이라는건 그런건가보다.
마음속에 무언가가 꾹꾹 차고 또 차서, 찰찰 넘쳐흐르기 직전에 쏟아내는 그런 것..

나에게 글이란건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꾸준하게 글을 써 내려가는 오빠가 오늘은 더 멋진 오빠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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