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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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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기에_ 문득 12월 이란걸 깨닫는다. 11월 달력을 넘긴지 벌써 보름이 다 되어가는데, 그 보름새 나는 12월임을 잊은채로 11월 아니었던가_ 하고 생각한다. 살아온 날들이 벌써 그렇게 300일 하고도 서른날을 훌쩍 넘어 버린 것이다. 참 부지런하다. 참 성실하기도 하다. 단 한 순간도 쉬지 않는 시간의 물릴듯한 성실함에 할말을 잃는다. 한해를 마무리 해야할 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양분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레임일테고,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미안함에서 오는 두려움이리라.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은 또 무언지도 모르고 살아온 인생을 더이상은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며 스스로 세포 끝까지 자극하고 싶었던 나의 몸부림은 어디로 간걸까.. 지치도록 성실했던 나의 ..
편지_ 이쁘지는 않지만, 손끝 가득 마음 꾹꾹 눌러 담아 쓰는 편지가 그리울 때가 종종 있다. 누군가 떠올라 편지를 쓸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반갑고 기분 좋은 일인지, 새삼스럽게 깨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행을 가서 누군가에게 엽서를 한장 쓰는 기분. 기대하지 않던 어느 순간, 누군가로 부터 날라온 편지 봉투를 열어보는 그 설레임과, 그 안에 꼼꼼하게 적혀 있는 숨결이 담긴 긴 호흡이후에 첫 글자를 썼을 그 편지를 읽는 즐거움은 그 어떤 것보다 큰 행복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몇몇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다.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 한국에 있는 친구들, 주소를 알고 알고 있는 선까지만_ 떠오른 사람들의 얼굴이 있었는데, 다 쓰지는 못했다. 오늘 원없이 카드 긁어주셨다. 무인우편함에서 편지를 부치다..
보고싶다_ @ 삼청동 아침_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커다란 이유도 없고, 그렇다 하게 기억할 만한 놀라운 이야기도 없음에도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 보고싶다_라는 말이 얼마나 위대한가, 보고싶다_라는 말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그 안에 담고 있는가, 사실을 깨닫는 아침은 경이롭다.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올라 머릿속을 멤돌고 가슴에서 살며시 흔들리는 미세함이 거침없이 흘러내린다. 그러다가 다시금 스르르 사라지겠지. 그래, 살다보면 그렇게 보고싶어지는 사람이 꼭 불연듯 그렇게 나타나더라. 누군가, 나를 떠올려, 생각없이 살아지는대로 살다가, 혹은 치열하게 계획하며 살다가. 도무지 나란 존재를 떠올릴 틈도 없고, 그럴 이유도 느끼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어느날 문득, 그렇게 내..
Julie_ 20111116 @ TimesSquere 벌써 3년이나 지났다. 그것도 꽉꽉채운 3년.. 만 3년 1개월이 지난샘이다. 3년만에 만난 줄리는 그대로다. 세월도 비껴가는 줄리의 미모와 알음다운 몸매는 여전! :) 오랜만에 보는데도 지난주 만난 것 같은 편안함이 좋았다. 줄리 만나서 수다 떨다보니까 또 그리워 지는건 밴쿠버_ 이놈에 밴쿠버 병이 또 돋았다. 밴쿠버,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있을 것 같은 곳_ 그래서 차일피일 더 미루게 되는 밴쿠버행_
어느새_ 뜨거운 여름을 온 몸으로 만끽하던 그 순간의 열기는 채 식지 않았다. 그런데도 시간은 벌써 한참을 지나 그 뜨겁던 공기가 싸늘해져 버렸다. 11월의 반절을 보내고 보니 그렇게 시간은 흘러 있고, 이마에 흐르던 땀방울을 말려주던 그 뽀송하던 바람은 이제 손끝까지도 오그라 들게 만들만큼 차갑다. 그 여름의 뜨거움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날이다. 바쁜시간들의 연속_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면서 혹여 내 꿈을 잃지는 않고 살고 있는지, 내가 바라는 방향을 따라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돌아본다. 정말로 내가 바라던 곳을 향해 가고 있는걸까_? 하고 문득 속도를 늦추고 돌아본다. 내가 가려던 곳이 어디었더라?_ 하고 다시금 떠올려 본다. 나_ 정말 잘 가고 있는거니? 문득 자신감을 잃고 만다. 나와의 약속했..
그립다_ @Toledo_ 그립다. 그립다. 그립다. 아무리 그립다 말 한들, 그곳에 나는 갈 수 없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_ 그러니 채념하고 마음 추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설레는 마음, 혹은 두려운 마음 이겠거니 하고 생각한다. 긴 호흡은 들이마시며 잠시 쪼그라들었던 심장에 1%의 여유를 선사한다.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것은 감사한 일이 아니더냐. 수고스러웠지만 길다면 긴, 혹은 짧다면 너무나도 짧은 수고스러움을 기꺼이 이행했으므로, 나는 내일이라는 날을 감사함으로 마주하겠다. 침착하게 진심을 담아 토해내면 되는 것이다. 여행은, 사람을 미치광이로 만든다. 그것을 또 다시 느끼는 순간이다. 공기가 차가워 질수록 뜨거웠던 그 순간이 자꾸만 스믈스믈 기어 올라온다. 기억 저편에 숨었던 녀석들은..
마지막 날_ 10월의 마지막날을 맞이하며 마음이 분주해 지면 어쩌나_ 하고 생각도 했었다. 어느덧 벌써, 어느새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올해의 끝자락을 향해 달리고 있다. 무언가를 채우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나의 게으름이었거나, 여유부림의 결과라고 해두자. 이번주에 있을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적어내려가는 원고 앞에 자꾸만 멍울거리는 쏟아내지 못한 감정덩어리들 때문에 일이 진척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털어낼 수 밖에. 많은 사람들을 또 만났던 한주였는데, 생각해보니 불과 며칠전에 만났던 사람조차도 잊게 되는 상황을 발견하고 괜시리 씁쓸해 진다.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_ 하고 다짐한다. 다시는 기억조차 못할 만남일랑 아예 자리를 만들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생각보다 꽤 잘 살아온 10개..
이정도는 내 자유_ @2011, SPAIN 미치게 넘쳐나던 사람들의 그 발걸음이 그리워지는 밤이다. 며칠, 아니 몇주인지 잘 모르지만 달을 넘기는 긴 몇 주간 참 많이도 바빴다. 뭔가 집중해서 해야할 일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었고, 그러면서 나는 소소한 일상들을 놓치기도 했다. 그래서 맘대로 무언가를 제대로 한 것은 주말에 야구 연습 몇차례 말고는 뭐가 있었나 싶은 시간들이다. 그러니, 마음이라도 내 맘대로 먹고 내 멋대로 꿈꾸고 상상하며 내 시간을 야금야금 까먹어 버리고 싶어지는 밤이다. 밤은 늘 짧다. 뭔가를 할라치면 늘 늦은 밤이 된다. 야근따위 하지 않겠다고 했던건, 소모전일 때나 통하는 얘기이고, 기꺼이 투자해도 좋을 일에는 야근 그까지거 얼마든지 해준다. 그래, 다행이 요 근래의 일들은 기꺼이 할 수 있는 일들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