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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편지_

이쁘지는 않지만, 손끝 가득 마음 꾹꾹 눌러 담아 쓰는 편지가 그리울 때가 종종 있다.
누군가 떠올라 편지를 쓸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반갑고 기분 좋은 일인지, 새삼스럽게 깨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행을 가서 누군가에게 엽서를 한장 쓰는 기분.
기대하지 않던 어느 순간, 누군가로 부터 날라온 편지 봉투를 열어보는 그 설레임과,
그 안에 꼼꼼하게 적혀 있는 숨결이 담긴 긴 호흡이후에 첫 글자를 썼을 그 편지를 읽는 즐거움은 그 어떤 것보다 큰 행복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몇몇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다.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 한국에 있는 친구들,
주소를 알고 알고 있는 선까지만_
떠오른 사람들의 얼굴이 있었는데, 다 쓰지는 못했다.

오늘 원없이 카드 긁어주셨다.
무인우편함에서 편지를 부치다 보니.. 카드로 결재를 하는데, 1000원도 안되는 우편요금을 하나하나 카드로 결재하는.. ㅋㅋ
이런 어이없는, 카드사에서는 또 얼마나 어처구니 없어 할까_
생각 한다.
몇백원을 카드결재 해 보긴 첨이다.

영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친구에게 편지를 보낸다고 국가 선택을 하는데 생각 없이 UK를 선택,
나라 이름도 쓰지 않아 고민 하다가,
우편번호 검색하고 쓸데 없는 고민임을 알았다.
영국이 아니라 이태리 주소였다. ㅋㅋ
이런 어이없는..
내일 다시 보내야지, 어쩔..

암튼,
손끝 꾹꾹 눌러 짧지만 적어내리는 카드가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길 바라며_




오늘은 출장가 있는 동생방을 홀랑 뒤짚었다.
역시 몇개 안되는 가구 위치를 바꿔본다.
역시, 변화는 늘 즐겁다.
옛날 한창 연애할때 받았던 편지 한박스..
잊고 살았는데,

우연히 펼쳐본 손바닥보다도 작은 카드 한장.
한문장을 채우기 위해 얼마나 긴 호흡을 참아냈을까..
고스란히 지금도 느껴지는 그 호흡이 아름답다.

화이트데이에 회사로 꽃바구니를 보내줬던 그 사람.

과거말고 이제는 현재진행의 상대와 마음 꾹꾹 눌러담은 편지 주고받는 날이 얼른 와주면 좋겠다.

추억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추억할 수 있는게 있다는건,
진정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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