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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MyFamily_

사랑하는 진이에게_

사랑하는 진이에게,

처음 만났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렇게 작고 어리고 또 여리던 우리 진이가 벌써 성인이 되어서 도움을 받는 존재가 아닌 도움을 주는 귀한 사람으로 이렇게 먼 길을 떠나게 되는구나.

무뚝뚝한 누나를 만나서 따뜻한 말 한마디, 표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렇게 훌쩍 커버린 너희들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만 가슴에 켜켜이 쌓인다.

진아..

고단했을 지난 15년여 세월의 삶.. 그 시간들 속에서 가치를 찾아가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꾸준히 찾아가려 애써준 네게 참으로 고맙단다. 힘들고 지치고 또 외로웠을 시간들.. 때로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수도 없이 들었을 텐데.. 그럴 때마다 잘 참아내 주고 여기까지 잘 와준 것에 대해서 누나는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네가 참 자랑스럽단다.

사랑하는 진아..

말라위에서의 삶이 때론 고단할 수도 있을거야. 내가 이곳에 왜 왔을까.. 하고 생각하는 일도 있을거야. 한국에서의 고생이 때로는 그리울 수도 있을거야. 하지만 네가 있던 자리로 돌아왔을 때 너를 그려보렴. 우리 진이는 많이 성숙해 있을 거야.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진 참 넉넉한 부자가 되어서 돌아올거라고 믿어. 말라위에서의 시간들이 그리운 시간들이 될 수 있도록 그곳에서의 생활에 충실하고 그곳 환경에 적응하면서 감사조건들을 찾아가는 시간으로 채워보자꾸나.

공동체 생활이라는 것 잊지 말자. 내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길을 걷는 다는 것은 설레임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때론 번거롭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잖니.. 하지만 그런 환경들 속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타인을 배려를 내가 받으며 그 안에서 또 배우고 낮아지고 성숙하는 시간들이 될거야.

무엇보다 말라위에서의 시간이 외롭지 않기를 기도한다. 누나도 2008년 서른살이 넘은 나이에 인간 고예나 라는 사람에 대해서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가 겨우 생겼단다. 큰아버지 돌아가시기 전까지 누나는 누나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 덕분에 나는 2008년 캐나다에서의 짧은 6개월이 참 값진 시간이었단다. 그곳에서 나를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었기 때문이야. 말라위에서의 6개월이 우리 진이에게 그런 값진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지금까지 살아온 23년의 시간을 찬찬히 되 짚어보면서 앞으로 살아갈 더 많은 날들을 잘 설계하고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길.. 누나는 이곳에서 진이가 그곳에서 귀한 쓰임 받고 누군가에게 때론 햇살이 되고, 때론 그늘이 되고, 때론 시원한 바람으로, 때론 그늘로, 때론 기댈 수 있는 기둥으로 그렇게 사람을 살리고 영혼을 살리는 그곳에서의 생활이 되기를.. 그렇게 귀한 존재의 진이로 성장하고 살아내기를 기도할게.

진아.. 틈틈이 성경을 읽으렴. 마음이 답답할 때, 아무리 고민해도 시원한 해답을 찾을 수 없을 때엔 성경을 읽으렴.. 잠언서를 읽도록 해봐. 잠언은 딱 한달 분량이니 하루에 한장씩 잠언을 읽도록 해봐. 그날짜에 해당하는 잠언을 읽어가다보면 그 안에서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거야. 하소연하고 싶을 때면 하나님께 간구하는 진이가 되기를 기도한다. 하나님은 우리 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진이를 기뻐하시고 생명을 허락하신 귀한 존재란다. 답을 찾을 수 없을 때, 마음이 답답할 때.. 말씀 속에서 해답을 찾도록 노력하고, 기도하는 진이가 되기를 바란다. 기도는 호흡이란다. 누나도 이곳에서 우리 진이를 위해서 늘 기도할게. 기도할 때 성령님께서 진이와 누나를 하나의 통로로 연결해 주실거야. 그러니 외로워도 하지 말렴..

사랑하는 진아..

그 동안, 누나가 사랑을 표현하지 못해 많이 미안하다. 혹여 너희들 버릇 나빠지면 어쩌나.. 혹여 예의 바른 사람이 되지 못하면 어쩌나.. 늘 그 두려움에 사로잡혀 사랑을 사랑답게 표현하지 못하고 늘 단호함으로 또 엄격함으로 너희를 대한 것 같아 많이 미안하구나. 누나의 삐툴어진 표현 또한 사랑이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진아..

누나가 아직은 부족한게 많아서 너희들에게 큰 도움이 못되는구나. 누나도 열심히 이곳에서 하루하루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며 지낼게. 우리 진이도 말라위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는 진이가 되어주렴. 사람은 사랑이란다. 그곳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전하는 사랑의 진이가 되기를 기도해.

사랑하는 진아.. 하고 싶은 말들은 많지만..

누나는 이렇게 멋지게 바르게 잘 자라준 우리 진이가 참 자랑스럽단다. 그리고 사랑한다..

 

많이 부족하지만 진이 사랑하는 마음만은 넘치는 누나가

 

Ps. 상황이 허락하는대로 그곳에서의 소식 전해줘. 공동체 생활이란거 잊지 말고 서로 약속한 것들은 지키도록 하고, 6개월 동안 네 구름과자는 그곳에서 빠이빠이 하기를!!! ^^* 건강 잘 챙기고.. 잘먹고, 잘자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 늘 사랑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때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지혜로운 우리 진이이길..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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