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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제목없음_


# 그냥 날씨 때문이라고 치부해 버리자.
평소엔 신경도 안쓰던 일들이 신경쓰이는 날이 있고,
바빠서 멀미가 날 지경인 날이면 왠지 빈둥거리고 싶어지는 못된 습성은 좀처럼 버려지지 않는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사실.. 잘 모르겠다.
저 끝도 없는 일들을 두고 나는 왜이렇게 저 멀리의 세상을 헤메고 있는걸까..
왠지 나는 내가 있는 이 세상과는 다른 행성 출신 인양 느껴지고, 시집가서 둘째 애가 나오길 기다리는 친구와의 부담없는 통화는 더 없이 나를 낯설게 만든다.

# 세상의 이치라는 것이 무엇인가? 나에게 있어 이 세상은 어떤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일까? 분명히 알 수는 없지만 나는 그저 세상을바라보는 눈이 최소한 1미리만큼은 다른 모양이다. 그래서 이토록 모든 것들이 낯설고 힘든 모양이다.

어떻게 하면.. 그들이 말하는 평범한 땅에 안전적으로 착지해서 정착할 수 있을까?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
끝도 없는 말꼬리 잡기 놀이는 하고 싶지 않다.

# 이미 떠나간 옛애인의 잦은 연락은 반갑지 않다. 
그 때에, 한순간이라도 진지하게 솔직했었다면 적어도 이런 상황은 아니었을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전경린의 책 제목처럼.. 허공의 빈 메아리만 멤돌게 방치했을 뿐이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가옥한 처벌이라고 느꼈던 것일까?
알 수 없다.

오늘.. 정말 느러진 엿가락이 손끝에서 온몸을 끈적이게 휘감는 양 기분이 별루다.
비 때문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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