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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20091001


일산에서의 미팅, 그리고 사무실에서의 업무 정리.. 가까스로 출발한 야구장행_ 급 막히는 도로가 더 없이 원망스러웠다. 결국 포기하고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잠실구장은 역시 만원이다. 언제나 그렇게 그곳만큼은 언제나 내편이다. 나를 향해 외친다. 충분히 자유하라고..
기가막힌 플레이.. 우리 해냈다.. 올해는 꼭.. 우승할거니까.. 꼭..

시골도 가야하고, 중요한 일정도 있고, 일찌감치 잠에 들려 애를 썼건만.. 머리속을 가슴을 쥐 흔드는 잔상 하나가 고스란히 앉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또 자정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설익은 잠을 깔끔하게 깨워주는 늦은 밤의 전화 한통화는 몽롱해진 나를 명쾌하게 깨워준다. 새벽2시가 넘은 시간을 확인하고나서야 억지로 뒤척여 보지만.. 좀처럼 잠은 오지 않는다.
새벽 5시, 알람을 끄고 일어나 샤워를 하고 주섬주섬 가방을 들고 학원으로 향한다. 늘 같은 시간에 난 늘 같은 사람들을 보고,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마주한다. 익숙해진 서로이련만 그들과 나 사이에는 커다란 바리케이트라도 쳐 있는 모양이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통이 없는 세상..

하늘이 맑을둥 말둥.. 그렇다. 커피 한잔이 하고 싶었다. 처음으로 랩 수업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나와 커피한잔을 테이크아웃한다. 가끔씩 느닷없이 생각나는 커피는, 예고 없이 가슴을 스쳐가는 그 무엇과 비슷하다.

며칠간은 일상으로 부터 벗어나 있게 되겠지..
아.. 아빠를 만나러 갈 수 있구나..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고보니 시월이다.. 시월애.. 어쩐지 이 시월 마음이 잔잔해 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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