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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잖아_/Diary_

공대생

어제는 마지막 1학기 수업이 있었다. 1학기가 그렇게 끝이 났다. 정신없이 서류를 준비하고, 입학을 한 뒤 정신없이 수, 목, 금요일을 꼬박 학교를 가야 했었던 시간들.. 과제물과 시험, 중간 과제발표 등.. 부담스러운 상황들도 있었지만, 1학기를 무사히.. 마친 것 같아 내심 뿌듯하다. 금요일은 모든이(응?)에게 부담이 가장 덜한 날이므로 금요일 수업 역시.. 끝난 다음, 이후의 시간들이 어느정도는 프리했던..
금요일 교수님은 특히나 학생들과 소통하길 좋아하시는 분..
어제는 교수님 근무하시는 전자부품연구원에서 마지막 특강을 듣고 신촌에서 쫑파티를 했다. 다음학기에 교수님 수업이 또 개설이 될지 어쩔른지는 알 수가 없으나 다들 수업 개설이 되기를 간절히(응?) 바라는 눈치다.
공대다보니 여학생은 역시나 없다. 마지막 수업이라 그런지 출석률도 저조 했지만 어제 분위기엔 차라리 적은 인원이 더 좋지 싶었다.

신촌에 교수님 학부시절 즐겨 가셨다던 술집에서 맥주로 시작.. 그리고 장장 7시간을 내달렸다. 무서운 사람들.. ㅠ.ㅠ 역시 술을 한잔 안마시고 그렇게 버티는 나를 신기해 하며, '누님은 물만 마셔도 취해요?' 라며.. 어디서나 듣던 말을 또 듣는다. 정말 그런걸까? 말안되는 생각에 멈짓 생각을 멈춰본다. 비가 미친듯이 쏟아진다. 새벽 3시가 조금 넘었다. 건대로 이동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다들 주저없이 건대로 이동.. 녀석들이 술이 잔뜩 들어가니 그렇게 의젓하게 행동하던 녀석들이 애교를 떨기도 하고 귀엽게 군다. 동생은 동생들이다. 전부 풀타임 학생들.. 역시 나만 파트타임이다. 교수님과 친구들과 기술적인 이야기들을 쭉.............................. 내던지고 주거니받거니 하다가 술이 좀 많이 들어갔다 싶을 무렵부터는 화두가 바뀐다. 연애사도 나오고 인생사도 나오고.. 내가 술자리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시켜버리니까.. 그 상태로 서로의 있고 없음을 공유하게 만들게 하니까.. 늘 그렇지만.. 좀더 일찍 친해졌더라면.. 이란 생각은 불문률인 것 같다. 출근을 해야 했으므로 4시경 자리를 일어섰다. 생각 같아선 녀석들 아침에 해장국이라도 먹이고 집에 보내고 싶었지만, 자리를 먼저 일어섰다. 아쉬움 같은건 있을리 만무하리라 생각했었다. 헌데.. 막상 한학기를 그렇게 마치고 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늘 그런가 보다. 아무리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열정해도 늘 남는건 아쉬움인 것 같다. 하지만 그 아쉬움 가운데서 얻는 것들이 있으므로.. 우리는 그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것 같다.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꿈꾼다'라는 화두로 서로 열변을 토했던 시간.. 학부때는 사실 이런 대화들 주거니 받거니 안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것들로부터 내 인생을 흔들어 다시 보게 되는 것..
PhD, Doctor of Philosophy, 결국 모든 것들은 철학을 담고 있다는 것 아닐까.. 새삼 생각 해보며, 7시간을 릴레이.. 정신없이 웃기도, 심각하기도 했던 시간들.. 그 안에서 우리는 철학을 논했던거.. 공대생들이.. ^^
다들 고생 많았어! 교수님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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